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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Gun'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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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을 맞이하며.. 2010년을 보내며..

Big Gun 2011.01.02 21:46

  며칠 전 오랜만에 블로그를 접속해 봤다. BigGunBlog.com 그런데 없는 페이지란다. 세상에나. 입사지원서며 온갖 자기소개 페이지의 취미란에는 언제나 '블로깅'이라는 말을 붙였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접속한 것이나, 블로그 도메인이 정지된 것도 몰랐다는 것이 참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어느새 사라진 도메인 처럼 2010년은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느라 기존 세상의 것들을 많이 놓쳤던 한 해였다.

  2010년 새해는 정말 가슴 뛰는 이벤트와 함께 맞이하였고, 학교를 떠나 사회에 당당히 진출하였다. 송년음악회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성악가들이 불렀던 '축배의 노래'는 아직도 생생하다. 1월 7일. 이른 새벽 연수원으로 떠나는 버스에 올라타면서 다짐한 것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1월부터 시작된 수 많은 일들. 단 1년이란 시간이지만 그 때는 내가 지금 이렇게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1분기는 말그대로 유랑생활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짐을 쌌다 풀었다를 여러번, 작디작은 한반도라고 하지만 막상 다녀보니 넓고 광대한 국토였다. 여러곳을 다닐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사겼고 여러 추억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여러 사람을 잃기도 하였다.

  2분기는 일을 배우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부서 - 조직개편으로 부서가 없어지긴 했지만 - 에 배치되어, 사회인으로 새 출발을 했다.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반주에 노래를 부른 일이나, 외국인과 업무를 목적으로 메신저를 한 것이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경험한 것들이었다. 일주일에 가족보다 더 오래 지내는 사람들의 관계를 형성했다. 3분기는 설익게나마 업무를 손에 익히기 시작했다. 사실 반년 동안은 거의 교육을 받으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도 교육을 많이 받아서 학생과 직장인 사이에서 머무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3분기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내 업무에 대한 강한 책임감도 느끼게 되었고, 그만큼 야근시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4분기는 첫 출장과 해외 손님맞이라는 빅 이벤트를 경험하며 정신없이 보냈다. 내년도 계획을 세우고 그 추진전략을 세우는 일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경영대에서 4년간 배운 일인데도 말이다. 어설프게나마 내년도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정작 내 인생의 계획은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그러다 12월이 다가왔고, 지금은 새해를 맞이하고도 40여시간이 지났다.

  내가 가진 나쁜 습관 중 하나는 계획을 아주 거창하게 세워서 그 계획을 따라가느라 몸도 마음도 힘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습관 때문에 내가 성취한 것이 많긴 하지만, 반면 계획만 세우고 여력이 되지 않아 실천도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완벽주의를 추구하기에 애매하게 일하는 것을 끔찍히 싫어한 나머지 대충 했더라면 절반쯤은 했을 일도 아애 손도 안된 것이 꽤 된다. 특히나 학생 때와는 달리 하루 24시간을 금쪽 같이 써야하는 사회인으로서는 이런 접근방식이 위험하게 느껴진다. 시험공부 할 때 지저분한 방과 책상 치우고 계획표 짜고 문구를 가지런히 놓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지소굴 같은 곳에서도 얼른 자리펴고 주저앉아 책 몇 페이지 더 볼 수 있는 적응력과 순발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2010년 BigGunBlog.com은 마치 봉인된 책마냥 죽어있었다. 새로운 글도 없었고, 꾸밈도 없었다. 1년 내내 바빴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분명 글 한편 쓸 시간이 있었고, 최소한 좋은 글을 가져올 시간만큼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꼼꼼한 성격에 대충 몇 가지 늘려 놓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블로그를 멀리하게 되었다. 2010년을 맞이하며 도메인을 구입했을 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웃긴 결과다. 변명이긴 하지만, 블로그 활동에 방해가 된 것은 사내 블로그도 한 몫을 했다. 외부와 차단된 사내 블로그에도 여러 글을 올려야 했기에 정작 내 마음의 고향인 이 블로그에는 애정을 쏟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사내 블로그가 활성화 된 것도 아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일단 스킨을 바꿨다. 거창하게 메뉴를 고치고 컨텐츠를 확보하기 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생각해 봤다. 2010년 우수 블로거들을 보며, 또 2011년 도전 우수 블로거 이벤트를 보면 부러운 마음에 공수표 공약을 늘어놓을 뻔도 했지만, 아서라 하며 마음을 접었다. 대신에 올해는 블로그의 봉인을 풀리라하면서 짧게 나마 글을 남기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옷 사는데는 관심도 없으면서 책이라면 환장을 하는 탓에 사놓고 읽지도 않는 수많은 책들을 보면서 올해는 최소한 이 책들만큼은 다 읽고, 그 감상을 블로그에 올려야겠다고 목표를 세워봤다. 아마 블로그가 표류된 것은 내가 잘 쓸 수 있는 주제에 대한 혼란 때문이었으리라. 영국에서는 주로 여행기를 썼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는 서울대에 대해서 썼지만 지금은 회사에 대해 쓰기도 그렇다고 해서 취미활동에 대해 쓰기도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비단 블로그만 2011년 계획을 세울 일은 아니다. 회사에서 경영계획을 수립한 것처럼 나에게도 2011년에 대한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 그런 생각에 연말 휴가를 내서 강원도에 가서 머리를 식히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다. 마침 눈이 내린 강원도의 설산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차디찬 공기를 마시며 올라간 슬로프나 너무 따뜻해 나오기 싫었던 온천에서도 조각을 맞추듯 2011년을 계획해 봤다.

  2011년 모토는 "나를 찾자"이다. 2010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발버둥 쳤다면 2011년은 이제 안정을 찾아가며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하나씩 밝혀볼 생각이다. 문득 대학 신입생 때가 생각난다. 그 때는 새로운 것에 대한 환상, 그러면서도 섣불리 빠져들면 안된다는 경계심 사이에서 많이 고민하고 갈등했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일들이 해결되었다. 회사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그 근본은 같으리라. 새롭게 변경된 조직과 업무 때문에 초기에는 혼란이 있겠지만 작년과는 다른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동기들은 물론이고 여러 선배들도 걱정하는 내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의 균형 맞추기. 주말 출근을 최소화하고 야근도 효율적으로 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회사 끝나고 할 일이 없다고 비효율적으로 일한 부분이 없지않아 많이 있다. 어짜피 회사에서 저녁 먹어야 하고 어짜피 집에 일찍가봐야 할 것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러면서 잃은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잠시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프로로서 일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고 나에 대한 가치도 함께 키워야 했다. 내 브랜드 가치에 대한 투자가 많이 줄었던 2010년이었다. 2011년은 프로처럼 일하고 프로처럼 쉴 것이다.

  요즘 농담처럼 하는 말. "2012년 6월 결혼 할거다." 일단 말이라도 꺼냈다. 여자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2012년 30세가 되기 전에 결혼하겠다는 확고한 선을 그엇다. 회사에서도 큰 목표를 설정하면 아주 세부 사항까지 세팅을 한다. 일단 결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니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한다. 가만히 보건대, 결혼은 진학이나 입사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최소 30년 이상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이 세상에 나의 DNA를 가진 2세를 만드는 것이 결혼이다.

  2010년을 보내며 부서원들과 가진 송년회에서 각자가 2011년 목표를 발표했었다. 정량적인 목표들. 나는 두 가지 공약을 세웠다. 하나는 체중감량. 내 키에서 100을 뺀 숫자보다 내 몸무게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피아노 연습. 멋진 피아노 곡을 연습하여 내년 12월 연주하겠다고 공언했다. 2011년 그 어떤 것보다 이 두가지 만큼은 꼭 달성하고 싶다.

  이러한 커다란 목표하에 작은 목표를 만들어 보았다. 올해 달성하고자 하는 일들이다. 100%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최소한 80% 이상만 한다 하더라도 성공적인 한해가 될 것 같다.

□ 독서: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쓴다.
□ 경영지식: 한 달에 DBR 한 권을 구입해서 읽고, 경영리포트 2개를 읽는다.
    (2012년에는 DBR 정기구독을 목표로 한다.) 
□ 문화생활 1: 매 월 한 편의 영화를 (영화관에서든 컴퓨터에서든) 보고 감상문을 쓴다.
□ 문화생활 2: 여름과 겨울 휴가 때 뮤지컬/연극/음악회 등 공연장에서에 공연을 감상한다.
□ 건강: 1주일에 최소 3번이상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 체중감량: 욕심내지 않고 매월 2kg씩 감량한다.
□ 외국어 1: OPIC Advanced Low 레벨을 획득한다.
□ 외국어 2: 한문 2급 자격증을 취득한다.
    (2012년 중국어 학습을 위한 기초체력 기르기)
□ 취미활동 1: 1주일에 최소 한 개의 포스팅을 한다.
□ 취미활동 2: 1분기 마다 한 곡의 피아노 연주를 완성한다.


  이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들어 외국어 1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일 필요한 학습량이 있을 것이고, 어제쯤 시험을 볼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있어야 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목표들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쓰도록 하겠다. (몇 명이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공개적으로 목표를 설정한 만큼 열정적으로 달성할 것이다.

  블로그 도메인으로 접속이 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아차 싶어 도메인 등록 대행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너무나 간단하게 도메인 사용 연장신청을 했다. 결재까지 하는데 채 10분이 되지 않았고 한 시간이 되지 않아 다시 접속할 수 있었다. 2010년 여러 가지를 놓쳤었다면 2011년 다시 찾을 것이다. 반면 2010년 얻은 것들은 2011년 더 가꾸도록 할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멋지게 2011년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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